사제로부터 온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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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예수 - 쉘위댄스

사제로부터 온 편지

이시애 0
사제로부터 온 편지..

일요일 오후3시. 티켓팅후 좌석을 확인하는데 ‘좌석은 자유석입니다’라는 안내가 살짝 충격이었지만 고개가 끄덕여지는 독립영화관 대전아트시네마에서 ‘사제로부터 온 편지’를 봤다.
라틴어, 프랑스어로 정말 깨알같이 한자 한자 직접 쓴 손편지다.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 탄생 200주년 기념 다큐멘터리 영화"답게 김대건신부님께서 직접 쓴 편지를 바탕으로 여러 자료들에 나오는 그당시 상황과 신부님 이야기, 마카오에서 신부님을 직접 가르치고 함께 생활했던 파리외방전교회 신부님들의 편지, 변기영몬시뇰, 최덕기주교님, 김학렬신부님, 김옥희수녀님, 서종태교수님, 원재연교수님, 그분의 후손인 김용태신부님, 솔뫼성지 이용호신부님, 미리내성지 지철현신부님 등의 고증을 통해 하나하나 이야기를 듣는다.
다산영성연구소의 김옥희수녀님은 목소리가 떨릴 정도로 노수녀님이시지만, 스크린에 얼굴이 비춰지면 눈빛이 반짝이신다. 김수녀님처럼 노년의 신부님들과 교수님들도 아마 한평생 김대건신부님에 관한 연구를 하셨으리라 짐작된다. 얼마나 들려주고 싶으신 말씀이 많으실까, 자랑하고 싶을실까~하는 마음을 헤아리며 영화에 집중을 더해갔다.

이미 지난 봄, 대전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드라마로 A.I마리아와 함께 재미와 감동을 더해 들었고, 본당에서 서한 필사도 봉헌했다. 처음에는 막연히 가톨릭 성인이니까, 워낙 크고 위대한 분이시니까 당연히 첫사제가 되셨겠지, 그분이니까 이 모든걸 해냈겠지~ 그저 어려움을 잘 이겨낸 대단한 분이라고만 생각했었다. 어떻게 죽음 앞에서도 저렇게 당당하고, 마지막 회유문 편지를 아름답게 쓰셨을까 궁금했다. 그러나 모두가 알다시피 당연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라디오드라마에서 마카오로 가는 길에 얼어붙은 강을 앞에 두고 한숨을 쉬시며 두려워하고, 걱정하는 장면이 있었다. 아, 그저 우리랑 똑같은 분이구나! 알 수 없게 적잖이 안도하며 위로가 되었다. 변문에서 조선으로 들어오기 위해 얼마나 많은 애를 썼는지 알았고, 바닷길에 적합하지도 않은 라파엘호로 중국을 오가며 풍랑과 싸울 때  얼마나 두려웠겠는가. 더군다나 영화에서 보면 신학생 선발이 늦은만큼 언어공부도 늦고, 마카오에서는 늘 배앓이와 요통을 하느라 교수신부님들이 신통치않게 생각하셨다 한다. 이 약함 속에서 더욱 하느님과 성모님께 의지하고, 오로지 조선에 신앙을 알려야겠다는 열망만이 가득했을 것이다. (나를 드러내기가 두려운 나도 김대건신부님 때문에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다.)

영화의 마무리는 200년을 훌쩍 넘어 그분의 뒤를 따르는 신학생들과 2021년 사제품을 받은 첫사제들의 인터뷰다. 그때의 김대건신부님처럼 똑 같은 이시대의 젊은이들이 어떤 고민을 안고 살아가고, 그분을 통해 어떤 메시지를 주는지 이야기한다. 그 중 한 신부님이 아이들과 꿈을 이야기할 때 “자기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을 위해 오랫동안 힘들게 준비했지만 11개월 밖에 하지 못하고 돌아가신 분이 있어”. 이 말을 듣는 순간 가슴이 뛰었다. 48살의 나는 그동안 얼마나 많이 ‘내가 해봐서 아는데 이건 안돼, 그건 무모한 일이야~라며 아이들의 꿈을, 도전을 꺾었던가 낯부끄러워졌다.
여러 나라 언어를 할 줄 알고, 국제정세에도 밝고, 항해술에 뛰어나며, 세계지도를 해석하고, 조선전도를 그릴 정도로 영특한 이 젊은이가 조정대신들의 눈에는 얼마나 무모해 보였겠는가. 그의 죽음이 안타까워 배교하기를 권할 정도였다. 그러나 오직 하느님과 교우들만을 위했던 그분의 믿음이 씨앗이 되어 우리 모두의 가슴에 심어졌다.

인상적인 부분은 최종태 감독님이 작사하고, 정마리님이 작곡한 노래를 부르며 춤을 춘다. 하늘에 닿을 듯 애닲은 노랫소리가 너무 좋아 정마리님을 알아보니 정가를 전공하고, 그레고리안 성가를 부르셨다.(저 유명한 백석시인의 연인 자야 김영한선생에게 정가를 전수받았다 한다) 첫소절 가사가 ‘사랑하는 형제들아 생각하고, 생각하라’ 였던거 같다. 김대건 신부님이 우리들에게 일러주는 마음이겠구나하는 마음으로 들었는데 ‘생각하고 생각하라’가 ‘사랑하고 사랑하라’로 들렸다. (본디 사랑도 생각하다에서 나왔다. 많이 생각하다 보면 사랑하고, 사랑하면 많이 생각할 수 밖에 없다.) 김용태신부님도 서품피정 때 ‘순교’에 대해 묵상하다가 ‘예수님, 당신을 사랑합니다. 따르겠습니다’.라는 사랑고백으로 답했다고 찐하게 인터뷰하셨다. 2000년 전에도, 200년 전에도, 코로나가 유행인 지금도 하느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는데 힘쓰는 것은 영원한 진리다. 때론 손해볼 걸 알면서도 행하는 것이 무모한 사랑이다. 그러나 이것이 나를 살게하고, 너도 살게 하는 생명의 길이다.

덧붙임.
영상에 김대건신부님과 관련된 성지가 많이 나온다. 프란치스코교황님이 기도하신 솔뫼생가터, 7살까지 뛰놀았을 솔숲, 매듭을 푸시는 성모님 경당, 문화적 복음화로 꽃필 기억과 희망성당, 중국에서 서품을 받은 성당을 복원한 은이성지의 김가항성당 등… 모르고 봐도 감동, 알고 보면 몇 배 더 큰 감동이라 꼭 성지순례를 가보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아울러 후손 김용태신부님의 세상사는 이야기도 ‘세이예수’에서 직접 들어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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